차 한 잔

가을 속으로 스며드는 사랑은 -고선예-

홍통사 2017. 8. 1. 07:48

가을 속으로 스며드는 사랑은



 

하나의 사랑을 키우느라 가을은

닫힌 마음 뉘도 몰래

지나는 바람의 손길을 빌려

파란 물감으로 지워버리고

텅 빈 새장에 빗장을 그려 넣어

작은 새 한 마리 슬며시 감추려합니다

 

나뭇잎 팔랑이는 속살거림은 

연인들 가슴에 수줍어 붉은 순정

노을 빛으로 타는 열정 불어넣고

바람은 또 다시 빗금을 그어

새 장문을 살며시 열어봅니다

 

가만 가만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에 

잠 못 들고 뒤척이는 마음들에

불을 당겨놓고 시침 뚝 땐 아침 햇살은

높은 하늘만큼이나 더 높이

바람을 딛고 멀어져만 갑니다

 

- 고선예, '가을 속으로 스며드는 사랑은'