차 한 잔

★우리의 당신! 어머니★

홍통사 2017. 10. 17. 08:04


★우리의 당신! 어머니★



우리의 당신! 

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.

유년시절 밤에 고열로 몸이 아플 때 

나를 들쳐 엎고 그 높은 산동네에서 

쉬지 않고 뛰어 내려와 병원으로 달려가신 당신

당신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습니다.



내가 초등학교 때 반장이 되었을 때

다음날 빵과 우유를 50개씩 싸와서 

반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주시던 당신

난 당신께 짜증을 부렸습니다. 

왜 창피하게 학교까지 왔냐고…… 



그때 난 보았습니다.

나의 그러한 태도에도 마냥 대견해 하신 모습을…… 



초등학교 5학년 때 보이스카웃 여행을 갔을 때

당신도 따라왔습니다. 

내가 가는 곳마다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 

저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내시던 당신

유난히도 사진 찍는 것을 싫어했던 

나는 또 짜증을 내었습니다.



그때도 난 보았습니다. 

당신의 어색한 웃음을…… 



가난했던 시절

내가 그렇게 갈비를 먹고 싶다고 졸라도 

사줄 돈이 없으셨던 당신. 

하루는 그동안 모으고 모은 돈으로 

나에게 갈비를 2인분이나 사주셨던 당신. 



그때 난 보았습니다.

집에 돌아와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 

식은 나물 찬밥을 드시던 당신…… 



내가 삼류 대학에 입학했을 때

당신은 마음속으로 실망이 대단히 크셨던 

것을 알고 있습니다.

하지만 내가 기죽을까봐 

'잘했다고 수고했다' 고 다독 거려준 당신!



그때 난 보았습니다.

당신의 미소 뒤에 서글픈 미소를…… 



내가 군대 훈련소에서 병원을 갔을 때

조교의 눈을 피해 몰래 전화를 했습니다.

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너무나 감격해

울먹였습니다.



하지만 들킬까봐 채 1분도 통화하지 못하고 

끊어야 했습니다.



그 때 난 들었습니다. 

당신의 흐느낌을…… 



내가 불혹의 나이가 지나고 

당신이 나이 칠 십 먹은 노인네가 되었을 때

그 때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.

내 걱정에 마음 조릴 당신의 모습을…… 



그런 당신을 난 어머니라 부릅니다.

어머니! 어머니! 우리 어머니!



-'사랑밭 새벽편지'에 실린 글 중에서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