차 한 잔

말의 씨앗

홍통사 2018. 3. 25. 07:15

말의 씨앗 




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
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
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
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.

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
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
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.

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
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속에서
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
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

- 이해인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