차 한 잔

그렇게 살고 있을 거야 다들

홍통사 2020. 2. 17. 09:21

그렇게 살고 있을 거야 다들




그렇게 살고 있을 거야 다들 
사연마저 없는 이가 있을까
저마다 가슴속에  
사연 하나씩은 심고 살겠지.

때로는 울 수 없어서 가슴만 젖고
때로는 숨고 싶어 가슴만 태우는
그런 속앓이 하나쯤은 
가슴 한켠에 품고 살겠지.

산다는게 녹록지 않아
쉽게 쉽게 살 수도 없고
속상하고, 억울하고, 허망해서 
애탈 때가 한두 번 아닐 테지

그렇게 살다 보면 
세월은 어느새 서리 내리고
문득 어느 날
'회심곡'이 맘에 와 닿는 날
그날은 저무는 저녁노을 조차
예사롭지가 않을 거야.

살다 살다 그렇게 혼자 지쳐서
술 한잔 놓고 넋두리만 웅얼거릴 때
사연들은 더 깊이깊이 속으로만 숨고
살면서 사연 없이 사는 이가 
누구 있으려고

누구든 저마다 말 못할 사연 하나쯤
깊은 속에 묻어두고 웅웅거리며
그렇게들 아마 살고 있을 거야.
 
어디 나만 그렇겠어
다들 그렇겠지.

  

- 김낙필, 

  '그렇게 살고 있을 거야 다들'