차 한 잔

꿈 같은 봄

홍통사 2020. 3. 22. 07:31

꿈 같은 봄



 



요즘 내가 바라는 소망은

어서 봄이 오는 것이다.


앙상한 나뭇가지에 이파리가 돋고,

잠시 떠났던 새들이 뒷산으로 돌아올 무렵엔

창문을 실컷 열 수 있을 테니까.


그때마다 꼬리를 한껏 새운 채

코를 벌름거리며 밖을 내다볼 옹심이의 옆에

나도 멍하니 앉아 있어 볼 참이다.


지지부진한 고민들이 바람결에 날아갈 때까지,

아무런 생각 없음이 아무렇지 않게 될 때까지.


가만히,

멀리,

물론 미세먼지가 뒤로 물러 난

봄이어야만 가능한,

그야말로 꿈 같은 소망이다.



―송은정, 빼기의 여행 中