차 한 잔

빗자루 -윤동주-

홍통사 2017. 7. 13. 08:11

빗자루



 

요오리 조리 베면 저고리 되고 

이이렇게 베면 큰 총 되지. 

 

누나하고 나하고 

가위로 종이 쏠았더니 

어머니가 빗자루 들고 

누나 하나 나 하나 

엉덩이를 때렸소 

 

방바닥이 어지럽다고 

아아니 아니 

고놈의 빗자루가 

방바닥 쓸기 싫으니 

그랬지 그랬어 

 

괘씸하여 벽장 속에 감췄드니 

이튿날 아침 빗자루가 없다고 

어머니가 야단이지요. 

 

- 윤동주, '빗자루'

 


'차 한 잔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강가에서 -용혜원-  (0) 2017.07.15
그 젊음에게 -김남조-  (0) 2017.07.14
나도 파도칠 수 있을까 -용혜원-  (0) 2017.07.12
그대 있음에 -김남조-  (0) 2017.07.11
부부는 -후한서-  (0) 2017.07.10