차 한 잔

맑은 물

홍통사 2018. 3. 19. 07:59

맑은 물




 맑은 물은 있는 그대로를 되비쳐 준다 

만상에 꽃이 피는 날 산의 모습은
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보여주고 

잎 하나 남지 않고 모조리 산을 등지는 가을 날은
쓸쓸한 모습 그대로를 보여 준다.

푸른 잎들이 다시 돌아오는 날은 
돌아오는 모습 그대로 
새들이 떠나는 날은 떠나는 모습 그대로
더 화려하지도 않게 구태여 더 미워하지도 않는다

당신도 그런 맑은 물 고이는 날 있었는가
가을 오고 겨울 가는 수많은 밤이 간 뒤
오히려 더욱 맑게 고이는 그대 모습 만나지 않았는가
 
- 도종환, '맑은 물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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